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세계타임즈=수경 문윤홍 대/칼럼니스트 기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세제가 어떤 방향으로 발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어떤 방식으로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문제는 거래세 성격의 양도소득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보유세는 올리되, 양도세는 완화하는 게 정공법이란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한 데서 보듯이 일단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양도세 역시 일정 부분 정상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현재보다 보유세가 강화될 것이란 예측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다주택자는 물론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 규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초고가 1주택자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 등이 두루 논의되고 있다. 개인 2주택 이하 보유자의 종부세 세율은 2021∼2022년 0.6∼3.0%로 인상됐다가 2023년 이후 0.5∼2.7%로 인하된 바 있다. 특히 10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6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나 90%로 올리는 방안도 선택지에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보유세를 높이려는 건 투기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보유세 강화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투기적 수요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제 혜택을 ‘거주’ 중심으로 바꾸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5∼10년 20%, 10∼15년 40%, 15년 이상 50% 등 보유기간에 따라 혜택을 주는 종부세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손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보유세와 함께 양도세 역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됐다. 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중 보유분에 대한 혜택(최대 40% 공제)도 줄어들거나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물량 공급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국회 측)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학계나 시장에서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거래세 성격의 양도세를 완화해야 집값이 안정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비용이 늘어 초과보유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발생해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고, 잠재적 구매자들도 구매를 꺼려 수요 측면에서도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양도세가 강화되면 가격이 오른 자산 보유자가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이른바 ‘동결 효과’가 발생해 거래량이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뛸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양도세를 강화하려는 건 정책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정책의 신뢰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단 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가 개편된 뒤 점진적으로 양도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구조를 강조해 왔다. 다주택 보유와 비거주 목적의 주택 보유가 시장 과열을 키웠다는 문제의식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확대된 점도 세제 개편 논의의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와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조정이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현재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각각 구분해 최대 40%씩, 총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실거주에 대한 혜택은 유지하면서 보유기간에 대한 공제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거주 목적의 장기보유는 보호하되 투자 목적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하는 방향이다.
보유세 부담 조정 역시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야다. 업계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현실적인 방안 가운데 하나로 언급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비율로,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조정이 가능하다.
文정부 수준으로 공정가액 올리면…서울 아파트 보유세 2배 이상 올라
부동산 세제개편안 시나리오 분석…비거주 장특공 축소 시 양도세도 2배…"두 규제 모두 시행하면
매물 잠김 심화“
정부가 7월말 부동산 세금 부담을 강화하는 세법개정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유세 산정 기준인 공정시장가액을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올릴 경우 서울 주요 단지의 2027년 보유세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2억 원 미만 중저가 주택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강남 3구, 한강벨트 등 비거주 1주택 매물 출하를 유도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매물이 잠기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문재인 시즌2'를 우려하고 있다. 7월2일 한국일보가 KB국민은행에 의뢰해 분석한 '부동산 세제개편 시나리오'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을 현행 60%에서 95%까지 상향할 경우 2027년 마포 래미안푸르지오(84㎡)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1,282만 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566만 원)의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공정시장가액을 점진적으로 올린다고 가정한 뒤 80%를 적용해도 1,122만 원 수준이다. 이는 재산세 납부액이 전년 대비 15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세부담 상한을 문재인 정부 때와 같은 300%로 상향하고 추산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대한 부담을 늘려 시장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세제개편을 통해 공정시장가액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공정시장가액이란 공시가격 12억 원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60~100% 범위에서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바꿀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0%에서 2021년 95%까지 높였는데, 윤석열 정부가 2022년 60%로 낮춘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최고가 아파트인 서초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올해 3121만 원에서 내년 최대 6127만 원으로 3000만 원 이상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이 대통령이 보유 중인(7월2일 등기 기준) 양지마을 금호1단지(164㎡)의 보유세도 올해 794만 원에서 내년 최대 1966만 원까지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
이는 내년에도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유지된다는 가정이 더해진 결론이다. 올해 서울의 공시가격은 작년 대비 18.7% 올랐으며, 성동구(29.0%), 강남구(26.0%), 송파구(25.5%), 양천구(24.0%)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폭 뛰었다. 다만 공시가격 12억 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는 종부세 대상이 아닌 만큼 공정시장가액 강화에 따른 피해가 없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장특공제 개편 타깃
정부는 보유세에 이어 양도세도 옥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거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장특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개정을 시사한 바 있다.
현행 세법상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양도차익에 대해 장특공제를 적용받는다. 최소 2년 이상 거주 시, 보유와 거주 기간 각각 1년에 4%씩 곱해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깎아준다. 시장에선 보유에 따른 공제를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보유 요건을 폐지하고 1년 거주할 때마다 8%씩 공제해 최대 80%까지 공제율이 늘어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혁진 무소속 의원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집주인 대부분이 세를 주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장특공제 규제 강화의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대치 은마아파트(84㎡)를 2016년 6월 12억 원에 매입한 뒤 10년이 지난 2026년 6월 37억 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규제 강화에 따라 내야 할 양도세가 크게 달라진다. 매도자가 10년 보유했지만 2년만 거주했다면 양도세가 현재 3억6512만 원에서 6억2859만 원으로 두 배가량 뛰게 된다.
■"보유세 올리려면 양도세는 내려야“
전문가들은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보유세 강화와 매물 잠김을 심화하는 양도세 강화가 서로 충돌하면서 결국 시장을 왜곡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때도 진입과 보유, 퇴로를 모두 막아버리는 '징벌적 가두기' 형태의 세제를 운영했고 '매물 잠김과 가격 폭등'이라는 실패로 증명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문재인 정부 때도 굵직한 세금 규제가 나올 때마다 단기간 부동산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 2017년 8·2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거래량은 3개월 만에 회복됐으며, 장특공제를 강화한 2019년 12·16 대책 때도 정책 효과는 한 달 만에 사라졌다.
결국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올리면서 양도세는 내려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에게 퇴로를 마련해줘야 정책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조치가 예정된 5월 9일까지 한시적으로나마 강남 3구 등 고가 부동산 매물이 속출하며 가격이 조정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 수도권에서 주택을 획기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을 통해 다주택자가 쥐고 있는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하려는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양도세까지 같이 올리면 매물 잠김 효과를 가져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유세 중과되면 임차인에게 전가돼…‘세금 폭탄’, 부동산 대란 없어야
국제통화기금(IMF)은 1975년 ‘보유세는 서비스 가격과 같은 것이어서 가능하면 낮게 하고 자장면 값을 부자라고 갑절로 받지 않듯, 단일 세율로 해야 한다’고 권고한 적이 있다고 한다. 치안, 교통 등 지방정부 서비스에 대한 수익자부담금 성격의 세금이라 납세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역마다 공공 서비스 수준이 다르고 보유세를 주민들이 정하는 만큼 지역별, 국가별 비교가 무슨 소용이냐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반면 거래세의 경우 부동산 매입 자체가 담세 능력을 보여주는 만큼 중과해도 지속 가능하다는 게 IMF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보유세 높게, 거래세 낮게’는 대중 정서와 맞아떨어졌다. 부동산 부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것은 당연하고, 못 견뎌 매물로 나온 부동산 거래엔 세금 부담을 덜어주자는 발상이 그 행간에 있었다.
보유세 중과는 진보 정부의 부동산 급등기마다 단골 정책이 됐다. 그렇다고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낮추지도 않았다. 특히 부동산 양도소득을 불로소득으로 보는 인식, 그러니까 세금을 많이 물려야 한다는 정서가 강했다. 결국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도 높게, 거래세도 높게’로 흘러갔다. 보유도, 거래도 어렵게 하면 집값이 잡힐 거라 여겼을지 모르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집은 국민의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사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매물 잠김이 심각했고, 정권의 기대와 달리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세금 증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구 선진국만큼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고 한 데 이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했다. ‘합리적 조정’으로 포장했지만, 시장은 부동산 증세(增稅) 공식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증세는 이재명 정부의 두드러진 기조 전환이다. 지금까진 세금으로 집값 잡는 것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해 왔다. 정부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집값 급등을 내세우지만, 부동산·세금 정책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보유세는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이 아니다. 보유세를 오랫동안 과도하게 물리면 사실상 정부가 사유재산을 몰수하는 거나 마찬가지가 된다는 우려도 있다. 임대를 주고 있는 경우라면 소유주에게 중과된 세금은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된다. 그 결과, 전월세가 오르고 그것이 집값을 밀어 올린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고통스럽게 경험한 사실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세금 정상화를 하겠다면 우선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징벌적 보유세를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반도체 초호황과 관계없는 평범한 국민이 세금 폭탄을 맞거나 ‘부동산 대란’의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멈출 줄 모르는 서울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을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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