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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확정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약 6.3~6.5기가와트(GW) 설비 용량 규모로 총사업비 223억 달러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정부는 텍사스 지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공장이 몰리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향후 20년간 약 430억~454억 달러를 벌어들여 원리금 회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제성 확인을 위해 1.4GW부터 단계적으로 증설하는 방식을 채택한 점은 긍정적이나,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할 핵심 장치인 대형 수요처와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이 건설 자금을 전액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이 사업 초기에는 수익 지분의 50%를, 장기적으로는 90%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겠다는 보증조차 없는 상태에서 이처럼 불균형한 수익 배분 구조를 받아들이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후속 사업으로 협의 중인 대형 원전 8기 건설은 약 1,20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리스크(Risk)가 1호 사업보다 훨씬 크다. 정부는 원전 8기 중 2기에 한국형 원전(APR1400)을 적용하고,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을 5~10% 인수하여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였던 20% 안팎에서 크게 후퇴한 소수 지분만으로는 이사회 참여 등 실질적인 경영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지식재산권 문제 등 제약 요건을 확실히 풀지 못한 채 자금만 투입하게 된다면, 한국 기업은 미국의 단순 하청 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개별 원전의 사업성과 공사 지연 위험을 꼼꼼히 점검하고 명확한 손실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가장 논란이 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극한의 기후 탓에 1년 중 절반은 공사가 불가능하며, 막대한 초기 비용으로 인해 엑손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들조차 경제성이 없다며 포기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수익성 문제를 이유로 대미 투자 사업에서 이를 제외했다. 그럼에도 미국 측은 사업 간 손익을 상쇄할 수 있는 ‘우산형’ 수익 배분을 거부하고 프로젝트(Project)별 개별 정산을 요구하는 등 위험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이 확인되지 않은 부실 사업을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억지로 떠안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 6월 18일 시행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은 사업 존속기간 동안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한 현금 흐름이 있어야만 ‘상업적 합리성(Commercial Rationality)’이 있는 투자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국가 안보 등 불가피한 사유로 상업적 합리성이 부족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국회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거쳐야만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국회에 투명하게 보고하고 면밀한 심의를 거쳐 국익 누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대미 투자는 한미 관계를 이른바 ‘에너지 동맹’으로 격상시키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넓힐 중요한 지렛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히 연간 투자 한도인 200억 달러라는 총액만 맞춘다고 국익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MOU 체결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사업 중단권, 손실 한도 설정, 전력구매확약 등 최소한의 위험 관리 안전장치를 반드시 협상안에 담아내야 한다. ‘상업적 합리성(Commercial Rationality)’이라는 기본 원칙을 끝까지 관철하여, 막대한 국민 혈세와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 대미(對美) 투자가 진정한 흑자 프로젝트(Project)이자 국익 도약의 발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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